[미래의료포럼 성명서]
의협은 집행부 면피용 비대위 구성과 최대집 전 회장 영입 시도를 중단하고, 전체 의사들을 대변하며 제대로 투쟁할 수 있는 독립적인 비대위를 구성하라
현재 정부는 포퓰리즘 정책인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기 위해서 통계를 편향되게 인용하고, 주요 언론과 관변학자들의 입을 통해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다. 의대정원 확대는 이전 정부에서도 추진하다 의료계의 거센 저항으로 막혔던 정책이기에 야당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정부의 계획에 찬성하고 있고, 찬성하는 수준을 넘어서 터무니없이 큰 규모로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망국적 포퓰리즘이자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파탄을 불러올 의대정원 확대 정책 추진에 여야 할 것 없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건강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수호를 위해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강경한 투쟁뿐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배수의 진을 치고 사즉생의 각오로 싸워야 할 상황에서, 의협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 대표자들이 모여 어떠한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궁금했던 회원들은 11월 26일 의협회관에서 있었던 ‘전국의사 대표자 및 확대 임원 연석회의’의 결과를 주목했다. 그러나 의사들의 강한 저항 의지와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제대로 투쟁할 수 있는 투쟁체의 발족을 기대했던 회원들은 회의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왜냐하면 현 의협 집행부가 중심이 되어 이필수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020년 투쟁에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비롯한 회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의 책임 회피를 위해 독단적으로 의정합의를 맺었던 최대집 전 회장이 비대위에서 주요 직책을 맡을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필수 회장 체제의 비대위와 최대집 전 회장의 출현이라는 소식을 접한 회원들이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대집 전 회장이 비대위 투쟁의 실질적인 리더인 투쟁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실망은 절망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
이필수 회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비대위는 사실상 현 집행부가 이름만 바꾸어 다는 것에 불과하며, 의대정원 확대 사태를 지금의 파국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 할 이필수 회장과 현 집행부가 비대위로 이름만 바꾸어 달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료계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총사퇴와 함께 완전히 새롭고 독립적인 비대위 구성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책임을 질 생각도,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이 남은 임기 동안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재선을 준비하고자 하는 이필수 회장과 현 집행부의 계획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회원들은 이에 분노를 금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최대집 전 회장의 비대위 주요 직책 내정설은 상상도 못했던 충격적이고 황당한 소식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최대집 전 회장은 2020년 투쟁을 이끄는 과정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완전히 묵살하면서 의정합의를 졸속으로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잡음과 내홍으로 수 많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힌 인물이다. 이에 최대집 전 회장을 투쟁의 전면에 내세우면, 의료계 투쟁에 있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의협이 주도하는 투쟁에 뜻을 함께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2020년 투쟁 과정에서 최대집 전 회장이 보여주었던 무능과 실정을 기억하는 수 많은 회원들 또한 의협 비대위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최대집 전 회장은 회장 퇴임 이후 의사로서의 역할보다는 이전부터 자신이 고수해왔던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같은 의사이자 전 의협회장이라는 타이틀이 창피할 정도의 편향된 주장을 하면서 현 정부를 공격해왔고, 특히 후쿠시마 처리수와 관련한 논쟁에서는 과학을 믿지 않는 선동꾼들의 논리에 동조하고 선동에 동참하면서 의사들의 명예까지 실추시켰다. 현 의협 집행부가 최대집 전 회장의 이러한 반정부적인 스탠스를 투쟁에 이용하기 위해 비대위 주요 직책에 영입하려 한 것이라면, 이는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정부가 비과학적인 주장을 할 때 우리는 과학으로 맞서야 하고, 정부가 억지 주장을 하면 우리는 논리적 주장으로 맞서야 하며, 정부가 편향된 성향을 보이면 우리는 중립적 성향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비과학, 비논리, 정치적 편향성을 대변하는 최대집 전 회장과 같은 인물을 의료계 투쟁의 전면에 내세우게 되면, 우리의 주장은 국민들을 향해 설득력을 잃게 되어 좌파, 우파, 중도 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의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최대집 전 회장을 비대위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만약 주요 직책 임명이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미래의료포럼은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현 의협에 분명히 요구한다. 의협은 집행부 면피용 비대위 구성 시도를 중단하고, 의료계 내부 동력을 완전히 와해시키고 국민들을 등돌리게 만들 최대집 전 회장의 비대위 영입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그리고 진정 의대정원 확대라는 망국적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폭주를 막을 의지가 있다면, 집행부 총사퇴와 함께 전체 의사들을 대변하며 제대로 투쟁할 수 있는 독립적인 비대위 구성에 협조하라.
2023년 11월 27일
미래의료포럼